요 몇 주간 앓았다.

내가 앓았다는 것은, 말 그대로 몸이 아파서 끙끙 앓았다는 거다. 

우울했다거나 하는 게 아니다.

 

우울증의 증상 중에도 '신체 증상'이라 하여 몸이 아픈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나는 가슴이 아프다. 

심장쪽이 아프다.

 

처음 우울증 진단을 받기 전에 가슴이 아픈 것이 심장 질환인줄 알았다.

가슴이 자꾸 뛰고 답답하니 심장질환 관련한 검사를 이것저것 받아보았지만 이상이 없었다. 

 

이번에 겪는 증상은 심장이 벌렁벌렁 떨린다. 그러면서 몸도 같이 떨리는 기분이 든다. 

손이 벌벌 후들후들.. 심장이 뛰듯 나도 뛴다. 아프게

 


 

종일 누워있으면

이렇게 왜 살아야할까. 나는 왜 숨쉬고 다음날 눈을 떠야하는 걸까. 

내 존재의 의미에 자꾸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 

 

그러니 내가 미워지고, 살기 싫어지고. 

 

죽고 싶지 않다고 거짓말을 했다. 사실은 가라앉고 싶다. 

흘러가는 강물 같은 게 인생이라는 데, 나는 흘러가지 않고 푹 잠기고 싶다. 

무겁게 무겁게 아래로 침식하고 싶다. 

 

 

그러다가 누군가 나를 건져준다면,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면증이 있어서 잠에 들기 전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내가 어디 즈음에 와 있는가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이 흐르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시작이 반이면, 나머지 반은 어떡하라고? 그래서 시작하기가 싫은 거야. 

시작을 안 하면 나머지 반도 안 해도 되는 걸.

 

누구는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지'라고 한다.

그러니까,

시작은 반밖에 안 되고, 시작을 하면 끝을 봐야 하니 그 과정은 얼마나 두려운가.

칼을 빼들었으면 무라도 베라고 하던데, 

무도 안 베면 안될까? 

 

또 누구는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라고 한다. 

또 누구는 '과정이야 어쨌든 결과만 좋으면 됐지.' 라고 한다. 

 

 

나는 어느 과정에 있는가.

나는 시작은 한 걸까? 시작을 했으면, 반이 남았을까? 그것보다는 덜 남았을까?

서른둘의 나이에 인생의 시작을 했는지 안 했는지 고민하는 사람. 

 

-1-에 이어서...

 

 

그래서 단기 기억 상실이나 기억력 저하 같은 부작용을 겪고도 이 시술이 효과가 있었냐,하면 분명히 있었다. 

ECT 의 효과는 입원 당시에서부터 나타난다. 

 

시술을 받기 전에는 아주 위험한 상태에서 입원을 했었다. 

폐쇄병동에 입원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자살 충동을 강하게 느껴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유서를 쓰거나. 

시술을 한 3-4차례 받은 후부터는 호르몬 체계가 리셋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조울증 환자라 조증까지 기분이 좋아지면 곤란한데, 그런게 아니라 그냥 편안해진다. 

 

8회를 받았을 때도 효과 지속 기간이 짧았다. 

봄에 처음으로 8회를 받고 바로 몇달 후 여름에 10회를 받게 되었으니. 

 

10회를 받은 이유는 지속 기간을 늘려보자는 이유였다. 

일주일에 세 번 시술을 받으니 약 한 달간 입원을 해야하는데 그것 또 여간 지루한 게 아니다. 

(하지만 지루한 기억도 없어지니... 딱히 불만 가질 것도 없다.) 

 

여름~가을 넘어가는 중에 10회를 받고나서 곧장 11월에 또 4회를 받았다. 

역시나 지속기간은 짧다. 

그러니 일년 내내 시술을 받게된 꼴이 되어서 2024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4회는 유지치료 개념으로 적은 횟수를 받았다. 

이렇게 점점 유지기간을 이어가면서 유지 치료를 받으면 몇 달에 한 번 정도, 1박 2일로 간단히 입원하여 시술을 받으면 유지될 수 있을 정도가 된다고 한다. 11월에 그렇게 받은 후 꽤 나빠졌어서 유지 치료 개념으로 다시 시술 받을 것도 고려해 보았으나, 

반성문 이후로는 자살 생각은 들지 않아 잘 지내고 있다. 

 

지금이 3월말이니 꽤 오래 지속되고 있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약물로만 치료하거나 스프라바토 치료보다는 효과를 많이 보았다. 

 

다만, 부작용이 확실히 있고 

일반적으로 한 달씩 입원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중증 환자가 아닌 이상 추천하고 싶은 치료는 아니다. 

 

충분히 약물 치료를 시도해보고 

약물저항성 환자가 의심이 되고, 자살 충동이 절제가 안 되어 목숨이 위험한 지경까지 오면.. 그때는 받아도 좋은 시술 같다. 

의료보험도 적용되고. 

 


 

 

후기 적어보려고 할 떄에는 

할 말이 많을 것 같았는데 또 막상 적다보니 별로 할 말도 없다. 

기억이 잘 안 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기억 상실 부작용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상당히 불편하다고 다시 강조하고 싶다.

유튜브 등에 ECT 관련 설명 영상을 보면

기억이 돌아오니 크게 문제 될 것은 없고, 뭐 중요한 건 메모해두거나 하면 업무에도 지장이 없을 것으로 설명되어 있는데

 

내가 읽었던 책에 의하면,

어린 시절 기억이 대부분 없어지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나에게 남은 희망인 치료이기도 하다.

내가 어쨌든 데굴데굴 아플 때, 약도 안 듣고 미치겠을때, ECT라는 처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위안을 준다.  

 

 

사라진 기억은, 

쪽팔린 기억만 사라지고 나머지는 돌아오면 좋겠기는 하네

 

조울증을 앓으면서 22회 ECT 시술을 받은 치료 중간 경과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중간 경과라 함은, 완치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하겠다.

- 실제로 ECT는 치료 효과 유지 기간이 길지 않아서 유지 치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한다.

 

모든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고,

시술 외에 먹는 약물이나 나의 뇌의 작용으로 일어난 현상일 수도 있다. - 반드시 시술 때문에 겪은 일이라고 볼 수 없다.

환자 개인으로서의 이야기이며, 지배적인 의학적 견해나 지식과는 무관하다.    

 


 

 

ECT (Electro Convulsive Therapy: 전기 경련 치료)는 아주 오래된 정신과 치료 방법이다. 

오래전에는 마땅한 마취 없이 이루어져 거의 고문 수준의 고통이었겠으나, 

현재는 마취과와 협력을 통해 잠든 상태로 진행된다.

 

옛날 영화에서 정신과 시술하는 장면을 떠올려 보면 흔하게 봤을 법한 광경에서 행해지는 게 바로 ECT 시술이다. 

머리에 무섭게 생긴 기구를 쓰고, 전기를 흘려보내면 환자가 고통스럽게 경련하다가 의식을 잃기도 한다.

전류가 몸에 흘러, 온몸이 부들부들 (수준이 아니라 와라라라락)하는 장면.

 


 

ECT를 받게 된 계기는 스프라바토가 더이상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살사고가 강했던 나는 두 달정도 스프라바토 치료를 받았는데, 딱 그때뿐이지 시간이 지나면 자살충동은 어김없이 다시 찾아왔다. 

(스프라바토는 가격도 비싸고, 받을 때 불편한 점도 많아서 더 이상 받고 싶지도 않았다.) 

 

아버지가 우리나라에서 꽤 유명한 한 의사가 ECT치료를 받고 우울증이 호전되었다는 영상을 보시고는

자살충동이 심해졌을 때 ECT를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셨다. 

 

내가 이미 써볼만한 약은 다 먹어보았던 것으로 보아, 

다른 병원에서는 '약물저항성 환자'로 여기고 있었는데. 그니까 나는 약물치료가 영 효과적이지 않은 환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한다... 약물 치료가 잘 듣지 않는 환자. 그러면 물리적인 시술도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단다. 

 

총 3번 입원하여서 각각 8회, 10회, 4회 이렇게 총 22회 시술을 받았다. 

 

ECT의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이 바로 '단기 기억 상실'이라서,

사실 지금 기록을 한다고 해도 대부분 기억이 날아가서 돌아오지 않아 구멍이 많다. 안타깝게도.. 

 

그래도 기억 나는 대로 적어보지 뭐. 

 


 

두 번째 입원으로 10회를 받기로 하고 입원하여 첫 시술을 받았을 때, 두통과 어지럼증, 오심(속 울렁거림) 증상이 너무 심했다.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파서.. 이거 뭐 이거 못하겠는데? 싶었다. 

분명 그 이전에 8회 받았을 때는 하나도 안 아팠는데! 

 

회진 오신 교수님께 말씀드리니, 

'저번에도 처음 받으실 때 똑같이 아파하셨었는데... 제가 알고 있었는데, 제 잘못이죠 뭐.' 하셨다. 

기억 하나도 안 나는데 나는. 교수님은 알고 계셨다고 한다.

이게 부작용이다. 기억이 안 난다.

 

부작용으로 기억이 안 난다는 게, 가물가물하다 - 이런 느낌이 아니라 그냥 없던 일이 된다. 

그러니까 특정 기억이 안 난다는 걸 나는 스스로 알 수가 없다. 애초에 없던 기억이 되기 때문에. 

그러한 기억이 존재했다는 사실 조차 잊기 때문에. 

 

 

누군가가 옆에서 '너 이런 적 있잖아.' 혹은 '네가 이렇게 말했잖아, 내가 이렇게 말했잖아' 이러면 

그제야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게 아니라 그냥 '엥 내가 그랬다고?' 이렇게 된다. 

나도 모르는 내가 있다. 그게 기분이 썩 찝찝하고 좋지 않다. 

그리고 뭔가 일상에서 문제가 생겼거나 하면 퍽 불리하다. 

 

기억이라는 게 사건만 잊는 것도 아니다. 감정을 잊는다.

예를 들면 어떤 대상에 대해서 서운한 일이 있었다거나, 미워졌다거나 하는 일이 있어도.. 그 일을 잊어버림과 함께 그 일로 파생된 감정도 함께 잊는다. 그러니까 이상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싫댔다가 좋댔다가 그런.

 

단기 기억 상실 부작용은

1. 시술 받기 전 3-4개월 전의 기억이 없어지는데

2. 다시 돌아온다

고 설명을 듣고 시술을 받았다.

 

그런데.. 나는...... 나는 그냥 2024년 내내 기억이 거의 없다.

시술받을 때의 병원생활은 물론이거니와 입원과 입원 사이의 기억도 거의 없고,

게다가 그 전년도 기억까지 깡그리 희미해졌다.

3-4개월 정도라고 했던 말이 무색하게 2년 정도의 기억이 바래졌다.

그 정도야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 안 나는 거일 수도 있잖아!라고 하기엔 사진첩에 남아있는 너무나 소중한 기억들이 다 날아갔다. 그나마 당시에 브이로그라도 찍어두어서 엿볼 수 있기에 망정이지. 영 억울할 뻔했다.

 


 

 

몇 개월 간의 기억이 사라진 거나, 2년 정도의 기억이 희미해진 것 정도야

일을 쉬기도 했고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서 큰 사건도 없었고... 조금 기분이 찝찝하고 씁쓸한 것으로 끝나겠다만.

 

전공 지식이 조금 날아간 것은 문제가 크다.

대학 4년에 임용고시 공부, 학교에서의 업무 경력까지 따지면 국어를 다룬 게 족히 10년은 될 텐데...

내가 이 블로그에 중학생들 풀라고 낸 문제를 보고서 '이 문제를 내가 왜 냈지?' 하는 지경으로 기억이 안 나기 시작했다.

 

이건 심각하다... 싶어서 전공 서적을 오랜만에 조금 뒤적여 보니

공부한 건 어디 안 가는지 조금만 훑어보면 다시 돌아올 듯한데, 당시에는 이대로 국어교사의 자질을 잃어버리는 게 아닐까 순간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다행이야. 니들은 어디 안 가서... 내가 어떻게 가진 내 새끼들인데 어디 가지 마라.  

 


 

잃어버린 기억들이 차츰 돌아온다고도 했는데, 돌아오기는커녕 새로운 기억들도 잘 저장이 안 된다. 

우울증에 걸리면 인지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내가 일상에 집중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기엔 시술받기 전후가 너무나 확연히 달라서 ECT가 상당히 의심스럽다. 

 

8회, 10회, 4회 받으면서 사이사이 겪은 일들이야 시술 중간이니까 그렇다고 쳐도 

4회를 받은 후로 지금까지. (4회는 2024년 11월경에 받았다.)

그러니까 2025년 3월까지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는 게 삐그덕거린다. 

 

진료를 보면서 자꾸 하는 말이 

'선생님 제가 띨띨해진 것 같아요'이다. 

 

어제 내가 운동을 했는지 안 했는지, 밥을 뭐 먹었는지 영 기억이 안 난다. 

너무 사소한 일이라서 중요하겠냐는 질문을 듣는다면. 

그런 사소한 것들을 잊는다는 게 얼마나 불편한지 겪어봐야 안다고 답하고 싶다. 기억이 날랑말랑 안 나니까. 답답하고 찝찝하고 참.... 불편하고 이상한데 이게 뭐라 형언하기 힘든 기분이 든다.  

 

 

 

 

-2-에 이어서...

 

반성문을 쓴 이후로 죽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열정적으로 살아보고자 한다면, 딱히 그건 또 아닌데 말이다. 

 

우울한 날이 있다. 일주일에 한두번정도. 

가슴이 아파서, 불안해서, 그런데 왜 불안한 건지도 몰라서, 이유 없이 치밀어오르는 우울감 때문에

그렇게 누워서 한없이 우울해하는 날이 있다. 

 

아무리 우울해도 죽고 싶은 생각은 안 난다. 묘하지.

 

버릇처럼 하던 말이, '나는 내일 죽어도 안 이상한 사람이야.' 였는데. 

이제 죽음은 나와 많이 멀어졌다. 그러니까, 죽음에 무관심해졌다. 

죽음에 대한 갈망을 딱히 떨쳐냈다거나 극복했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관심이 없어졌다. 

 

죽을 이유를 못 찾겠다. 

살아가고자 하는 이유는 찾았냐고 묻는다면, 역시나 그건 또 아닌데 말이다. 

 


 

그냥 흘러간다. 

시간이 흐르고 나는 숨쉬고. 그렇게 가만히 가만히 있다. 그렇게 존재하고 살고 있다. 

 

대학시절 <자존감 수업>이라는 책이 유행이었는데,

학교 도서관에서 잠시 들춰보고서는 '내가 자존감이 낮은 사람인가?' 고민이 생겼었다. 

 

친구와 술을 마시고 알딸딸 취한 상태로 신촌 거리를 거닐면서 이 얘기를 했더니, 

'지연아, 자존감 그거. 계속 생각하다보면 더 자신 없어진대. 차라리 그 생각을 하지 말아봐.' 했다. 

 

무관심해지니 이제 알겠다. 

무관심하면 생각도 안 나고, 생각이 안 나면 무관심해진다. 서로서로 그렇게 끌어당기면서 머물러 있던 것. 

 

이제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아프더라도 살아 있을 거다. 왜냐면. 살고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죽을 생각은 없어서. 딱히. 딱히 없어서... 

 

오늘 나는 책을 읽고, 요리를 하고, 애인이 내가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색칠공부를 하고, 글을 쓰고, 커피를 마시고 그렇게 하루를 보낸다. 내일도 그럴 거고. 매일이 그렇겠지. 

별다른 거 안 해도 되잖아? 

 

존재만 해도 되잖아.

존재만으로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 바로 당신이니까. 

 

그러니까 그냥 존재하고. 시간은 흐르고. 나는 숨쉬고. 그렇게 지내자. 

 

 

 

 

이 글은 레시피 글이 아닙니다.

옛날에 토끼 캐릭터가 나와서 본인이 야매로 해본 요리를 소개하는 웹툰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근데 그것도 야매이긴 야매인데,

야매로 한 요리의 레시피를 알려주는 방식이라. 그 야매 요리를 하려면 또 야매로 하면 안되는 것이었던 것. 

 

내가 말하는 야매 요리는

진짜 야매로 하는. 그러니까 즉흥으로 춤추는 재즈와 같은 요리인 것이다. 

 

그러니까 즉흥으로 하는 요리 말이다. 

물론 완전히 즉흥으로 하다가는 사람이 못 먹을 것을 연성해 낼 수 있으니, 내가 하는 야매요리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는 요리할 때 다음의 방법으로 한다. 이건 레시피가 아니라, 요리의 전제 같은 거다. 

모든 요리에 해당한다. 

 

--

 

# 1. 망쳐도 수습하면 된다는 마음가짐

가장 먼저 마음에 되뇌이고, 또 되뇌여야 하는 첫번째 전제이다. 

당연히 야매로 하니까 망칠 수도 있다!! 

 

야매로 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정해져 있는 레시피를 지키지 않겠다'는 자유의 의지이다. 

레시피를 지키지 않고 하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다. 

 

음식이 너무 싱겁고 맥아리가 없다거나,

너무 짜거나 달아진다거나 매워진다거나 등등.

그럴 때 몇가지 간단한 방법으로 수습해서 먹을 만한 요리로 다시 둔갑시킬 수 있으니 당황하지말고 계속 해보자. 

 

망친 것 같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수습해보자! 의 생각으로 좌절하지 말고 요리를 하자.

어떻게 수습하면 되는지는 아래 말해보겠다.

 

근데 타면 답없다 그건 망한거 맞다.

 

 

# 2. 레시피를 보되 재료만 보자

아무리 야매라도 재료도 모르고 시작할 순 없다. 

처음 해보는 요리라면 네이버 블로그에 레시피를 검색해보되, 재료만 참고하자.

 

재료 뭐가 들어가는지, 그리고 그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보자. 

예를 들어 고기 300g에 양파가 1개 쓰였다면, 

고기가 늘어나면 1개보다 좀 더 쓰면 되겠군. 하는 정도로만 보는 것이다. 

고추장이 1숟갈 들어가면, 고추장을 대충 사용하면 되는 거구나 보는 것. 

 

재료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자세히 보고 지키려고 하다 보면 망치기 쉬운 이유가 있다. 

 

 1. 재료마다 크기가 다르다. 

  - 양파 1개라고 치자. 양파도 지 나름대로 생김새가 다 다른데, 어마어마하게 큰 양파라면 반개만 넣어도 충분하다. 

  우리가 양파를 살 때 생각해보자. 갯수로 사는가, 그람수로 사는가? 

 

2. 집집마다 숟가락 크기가 다르다. 한 숟가락의 기준은 사람 생각마다 다르다.

  - 고추장 두 숟갈 넣으라고 되어있다고 치자. 두 숟가락을 뜨는 숟가락이 다른 걸? 레시피를 쓴 사람이 얼만큼의 크기의

  숟가락을 썼는지 계량숟가락이 아닌 이상..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한두숟갈 얼마나 차이난다고 그래?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은근 맛이 달라진다. 여기서부터 야매요리 시작이다.

  맛이 안나면 그때부터 양념을 더 추가하거나 하겠지? 그럼 당신도 야매로 하고 있는 거 맞다. 

 - 한 숟가락을 뜰 때 가득 떴는지, 숟가락의 면에 평평하게 떴는지 어찌 아누? 작지 않은 차이를 만든다. 

 

 

# 3.  음식이 달아지는 것을 주의하자.  단맛 간은 나중에! 

우리가 보통 가장 어려움을 겪는 맛이 바로 '단맛'과 '짠맛'이다. 특히 한식에서 주를 이루는 맛이기도 하고.

양념을 하다보면 너무 달아지거나 너무 짜지거나 하기 십상이다. 

그 이유가 짠맛이 더해지면 음식이 더 달아지기 때문이다. 

이미 단 양념을 충분히 넣었는데 간이 부족해서 짠맛을 내려다가 음식이 너무 달아지기 쉽다. 

 

짠맛과 단맛을 내는 양념이 둘다 레시피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둘다 적절히 넣어야 간이 맞고 감칠맛도 나기 때문.

그런데 단맛은 잡기 꽤 힘들기 때문에 짭짤한 간부터 먼저 보고, 그다음에 음식의 단맛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 3-㉠. 채소의 단맛을 무시하다간 당뇨 걸릴 거 같은 요리가 된다. 

    -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채소인 양파, 파, 양배추, 마늘 등등에는 단맛이 아주 강하게 들어있다.

    특히 양파는 거의 모든 종류의 요리에서 아주아주 흔하게 사용되는데, 볶거나 하면 정말 달아진다. 이를 무시하고

    '양파 많이 먹어야지~'하고 양파 많이 넣다보면 음식이 달아지니, 단 양념을 조금 줄여서 간을 해봐야한다. 

   - 이것을 역으로 야채를 통해서 단맛을 내는 방법이 있다. 육수를 끓일거나 볶음 요리를 할 때 달달한 감칠맛을 더하고자

     한다면 양파, 파, 양배추, 마늘 등을 활용하여 어렵지 않게 과하지 않은 단맛을 낼 수 있다.

     (특히 마늘! 다진 마늘과 직접 다져서 넣는 마늘도 은근히 다르니 잘 활용해 보자) 

 

  # 3-㉡. 간장의 종류를 다양하게 활용하자. 

    - 요리 조금 해본 사람이라면 간장 아무거나 막 쓰다가 듣도보도 못한 맛이 연성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 국간장 / 양조간장 / 진간장을 반드시 구분해서 쓰자. 

     기본적으로 간장은 달다. 가장 단 건 양조간장이고, 가장 짠 건 국간장이다. 조림요리에는 진간장이 적절하다고 하는데

     난 해본 적 없다용. 그리고 간장은 색이 진하기 때문에 보기에 좋은 요리를 하려면 그것도 조심해서 사용하자. 

 

  # 3-㉢. 간장간과 소금간은 다르다. 

    - 위에서 말했듯이 간장은 기본적으로 달다. 소금은 단맛없이 짠맛이 많기 때문에, 음식이 너무 달아질 것 같은데 간이

     더 필요할 때에는 소금을 사용하면 좋다. 

    - 보통 국을 끓일 때에는 국간장을 사용하는데, 국간장을 지나치게 사용하면 국물 색이 요상스러워지거나 너무 달아지기

     도 하기 때문에 간장간과 소금간을 적절히 섞어서 쓰는 것이 좋다. 

 

 # 4. 너무 짜거나 달면 물을 활용하자

    - 이것은 진짜 응급처치이다. 

    - 국이나 찌개가 너무 짜거나 달아졌다면 국자로 국물을 몇 국자 건져내고 물을 추가해서 다시 간을 한다. 

    - 볶음 요리가 너무 짜거나 달아졌다면, 국자로 물을 한 두국자 넣어서 물을 넣은 상태로 살짝 볶는다. 물에 자작하게

     양념이 배어 나오면 건더기는 두고 그 물만 버린다. 그러면 어느 정도 수습이 가능하다. 그 상태로 센불에서 볶아서

     물은날리고 다시 음식을 볶아내면 된다. 

 

 # 5. 맵다고 다 똑같은 매운 맛이 아니다. 원하는 매운 맛마다 다른 재료를 써야한다. 

    - 매운 요리를 사용할 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양념이 고춧가루, 고추장, 청양고추, 후추 등인데 각각 내는 매운 맛이

     다르므로 어떤 매운 맛을 내고 싶은지에 따라 다르게 사용해야한다. 

    - 깔끔하고 칼칼한 매운 맛은 후추를, 

     우리가 흔히 느끼는 양념의 매운맛은 고춧가루를 활용하면 좋은데, 고춧가루마다 매운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너무

     매워지지 않도록 유의한다. 

    - 고추장은 텁텁, 찐득, 달아진다. 떡볶이 양념할때 고추장을 너무 많이 쓰면 영 맛없게 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그리고 고추장 특유의 향이 강하기 때문에 고추장찌개를 끓일 것이 아니라면 찌개에 넣는 것은 자제하는 게 좋다.

    - 고추향을 내고 싶다면 청양고추를 활용하면 좋다. 청양고추는 넣을때 아주 잘게 넣거나 아니면 크게 넣어서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하면... 좋겠지?  

 

#6. 조미료 쓰자 

   ..... 우리가 무슨 블랙요리사도 아니고 조미료 걍 쓰자. 

  추천하는 조미료는 맛소금, 참치액, 치킨스톡이고, 육수 한알도 매우 유용하다. 

 

 

이상이다. 

 


 

야매요리를 하면 좋은 점이 - 한번 해보고 싶은 요리를 맘껏 할 수 있다. 

즉흥으로 연주하는 재즈에다가 변주까지 줘 보는 재미! 요리가 더욱 재밌어지고 나만의 아이덴티티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내가 한 요리 제목 물어보면 '한번 해본 찌개', '한번 해본 카레' 같은 건데 

그 한번 시도해본 요리가 성공하면 어찌나 짜릿한지! 

 

그리고 요리하면서 걱정하거나 하는 일이 적어지기 때문에 정신건강에도 좋다. 

 

모두들 야매요리 하세요!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2019년 내가 교직사회에 첫 발을 디뎠을 때 느꼈던 갑갑함이 떠올라서. 

최근 <2000년대생이 온다> 라는 책을 읽었다. 
내가 교생 때 가르쳤던 02년생 제자들이 이제 막 취업을 하기 시작했다. - 심지어 같은 교사가 된 학생도 있고. 
유튜브  채널 '숏박스' 나 'SNL' 의 MZ오피스 등을 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MZ 세대의 90년생과 Z세대/알파세대의 00년생들이 부딪히기 시작하는 상황들이 코미디의 소재로 쓰이고 있다.

이제 90년생은 온 지 한참 되었다는 뜻. 그들도 점점 기득권층에 가까워 지고 있고 새로운 세대를 알아야 하는 위치에 왔다.
시대가 너무나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세대도 그 속도에 맞추어 무섭게 변하고 있다. 
이제 우리(90년생)도 사회에 들어서고 있는 2000년대생들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짧은 경험이었지만 내가 겪은 교직사회는 양면성이 짙다. 

한 면은 교사들끼리 마치 회사처럼 서로 만나고 도와가며 일을 진행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아주 흔하게) 

한 면은 개인 교사의 활동을 다른 교사가 관여하거나 어떻게 진행되는지 엿보기조차 매우 힘든 구조이다. 

 

전자는 행정 업무에 해당하고, 후자는 교육 활동에 해당한다. 

 


 

 

2019년, 2월까지만 해도 쌩얼에 츄리닝이나 입고 다니던 고시생이 3월부터는 갑자기 멀끔하게 차려입고 교육전문가 행세를 해야한다. 

 

전에 글에도 쓴 바와 같이, 신규 교사는 보통 담임을 준다. 

담임 기피 현상이 강하고 신규 교사는 업무 착임계(?)를 쓸 시간과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우습게 보이면 안된다는 생각에 신규교사임은 보통 철저히 감추려고 한다. 

- 나 어려보이지만 얕보지 말라는 기대(?)로 아이들이 짖궂게 '선생님 몇년차예요?' 라고 물어보거나 '선생님 올해 처음이에요?'라고 물어봐도 한사코 비밀이라며 할만큼 해봤다는 뉘앙스를 준다. 

그렇게 어설프지만 전문가행세를 하며 조종례, 청소지도, 상담 등을 진행하고,

수업시간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며 배테랑 교사인냥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한다. 

 

교육자로서 오롯이 맡아 운영하는 수업시간, 학급운영 등에서는 나의 세대적 사고방식과 철학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내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선배 교사나 관리자(교장감)이 알 길도 잘 없으며,

끽 해봤자 살짝 엿보는 정도인데 그걸로는 수박 겉핥기, 그니까 수박의 맛은 보지도 못하는 정도인 것. 


그러니 내가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지 않는 이상 선배 교사에게 수업에 대한 조언이나 지도를 얻기는 힘든데,

선배 교사들도 어찌나 자기일이 많고 바쁜지... 그런 행동이 민폐로 느껴질수 밖에 없는 분위기이다. 

 

--

 

 

담임 업무, 학급 운영, 당장 오늘 세네개씩 들어가야하는 수업준비도 버거운데 행정업무는 또 얼마나 낯설은가

행정업무야말로 임용고시에서 공부한 적도 없기 때문에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선배교사들에게 배울 수 밖에 없다. 질문 투성이. 물음표 살인마.... 

 

선배 교사들도 각자 맡고 있는 행정업무가 있고, 교육활동도 해야하고.

특성이 너무나 상반되는 일들을 여러가지 떠맡고 있기 때문에 과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거기다가 이런저런 질문을 수시로 하기란 참 송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해야지 행정이 굴러가기 때문에 어찌저찌 부장교사에게 특히 도움을 많이 구해서 업무를 수행하곤 한다. 

 


 

 

서론이 길었다. 

내가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교육활동' 의 특징과 '다른 교사와 유기적으로 굴러가는 행정업무'의 특징이 섞이고,

그리고 학교라는 기관의 운영 목적이 얽혀서 만들어지는 교직사회의 요상스러운 문화이다.

 

학교의 주 업무는 교육활동이다. 무엇보다 교육활동이 중요하다. 그러니 교사도 교사지만 학생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학생을 위한 학생상담, 학생복지에 대한 개발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에 반해 교사를 위한 상담, 교사의 복지, 교직사회의 개선에 대한 조치는 찬밥신세이다. 

그러다 보니 교사간의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 

 

'협의회'라는 이름의 회식이 종종 있기는 하나 다소 드문 편이며

세대간의 차이를 서로 이해하며 공생하기 위한 길이 되기에는 터무니 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

 

신규 발령을 받고 나서 몇개월 일한 뒤, 나는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을 사서 읽었다.

왜냐면 내가 90년생인데 나를 도저히 다들 이해를 못해주는 것 같아서였다.

 

책을 읽어보니 역시나.. 나만 이상한 게 아니었어. 세대가 변하고 있는데 교직사회는 딱딱하게 굳어서 그걸 보지 못하고 있었다. - 변하는 교사보다 교육활동이 당장 급하기 때문에. 

 

책을 다 읽고 나서 나의 소감은. 

이건 내가 읽을 게 아니라 교감선생님이 읽어야 하니, 익명으로 하나 사서 교감선생님 책상위에 올려둘까? 였다. 

 

교감선생님은 나에게 종종 이렇게 일하는 건 '상식'이라고 했다. 

내 생각에는 아니었는데, 그렇게 중요한 일이면 이렇게 딱딱한 교직 사회에서 절차로 남겨두는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2021년, 나는 같은 교무실을 쓰던 40대 중후반 선생님들에게 뒷담화를 엄청 까였는데. (ㅋㅋㅋ)

이유는 뭐 90년생이 왔기 때문이었다. 

주된 까기의 내용은 '쟤는 맨날 조퇴써. 쟤는 금요일 오후면 자리에 있지를 않아.' 였다. 

 

나는 머리가 비상한 편이기 때문에(ㅋㅋㅋ) 그리고 손도 빠르고, 일도 몰아서 와장창하거나 집에 싸들고 가서 하기 때문에. 

금요일 오후에는 별로 할일도 없고, 할일이 있으면 차라리 집에 가서 하는 게 더 좋았다. 

-보통 할 일은 행정업무가 아니라, 내가 운영하는 수업활동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어디에서 하든 크게 상관이 없었다. 그러니까 그들이 피해를 받을 건 없었는데 그냥 내가 조퇴한다는 이유로 뒷담을 깐 것. 

 

내가 그냥 땡땡이를 치는 것도 아니었고 (그런 또라이는 아니다.) 나에게 주어진 정당한 연가를 사용한 거였다. 

그래 내 연가 말이다. 

 

연가! 그니까 직장인으로 치면 연차. 반차. 게다가 우리는 수업은 다 하고 가야하니까 조퇴라고 해봤자 한두시간 집에 일찍 가는 건데??!!! 

내 할일 다 하고 나서 연차도 못 쓰냐고용.~ 제 권리입니다만?

 

부장교사가 한번은 나에게 '젊은 교사들이 별 다른 이유없이 조퇴하는 것에 대해서 말이 나온다'고 한 적이 있다. 

그 말을 내가 잘 해석해보면.

'당신이 특별한 사유 없이 연가를 사용하여 조퇴를 쓰고 집에 가는 것에 대해서 나와 내 주변 동료 교사들이 아니꼽게 생각해서 뒷담을 한 적이 있다.' 였는데, 

내 딴에는 이상한 게 - 특별한 사유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연가 아니던가? 특별한 사유- 예를 들면 아프다든가- 하면 병가나 공가 등을 쓸 수 있잖아요. (?????) 

 

차라리 회사처럼 내가 자리를 비우면 명확히 업무에 차질이 생겨서 연차나 연가는 그것들을 고려하여 써야한다면 몰라.

나는 내 '행정업무'에 해당하는 것은 충분히 다 마치고 집에 조금 일찍 간 거였는데도 욕을 먹었다. 

실제로 내가 행정업무를 잘 못해낸다도 지적을 들은 적은 없다- 오히려 아주 잘 해낸다거나 혹은 과하게 한다는 평은 들어봤어도.

 

아무리 생각해도 세대간의 차이 같다. 

그들에게 이제 2000년생이 올텐데 우짜누.

 


 

 

교사들도 서로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역멘토링' 이라는 활동이 있던데. 

 

회사에서는 꼰대상사들이 젊은 사원들에게 치이지 않고 잘 이해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 조치도 하는 듯하고,

그것을 알아보려는 시도 등도 나름 이루어지는 것 같던데.

 

교직사회는 일단 포커스가 '학생'에게 맞추어져 있다보니 선배 교사들이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어보인다. 

 

<90년생이 온다> 나 <2000년생이 온다>에서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보다 알아두어야한다는 것이다. 

 

나와 다른 타인을 이해하기란 영 쉬운 일이 아니다.

이해를 하지 못할 거면 '이런 애도 있구나. 혹은 이런 애들이 이제 학교에 들어와서 교사를 하는구나.'를 알아두어야 귀한 인재를 놓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힘들게 임용고시에 붙어놓고도 교직을 떠나는 젊은 세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더이상 교사는 선호직업이 아니다. 

교육은 나라 발전의 가장 바탕이 되는 작업이고, 그만큼 유능한 인재들이 받쳐줘야 길게 보았을 때 우리나라가 잘 굴러갈 수 있을 것이다. 

 

세대를 잘 이해하고 교육, 특히 유능한 교사들을 유치하고 잡아두는 데에 투자할 때가 왔다.

왜 더이상 교사가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인 직업이 아닐지

행정가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돌아볼 필요가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말고, 있을 때 잘하자고. 

 

 

 

 

그제 난생처음 된장찌개를 정성스레 끓였는데,

하루 안 끓이고 방치했다고 두부가 상해버렸다. 

 

두부 안 들어가는 된장찌개도 있나?

맛있는 한우도 넣었는데,,.

 

두부는 참 약하기도 하지.

말캉물렁해서 썰기도 어렵고 말이야.

하루만에 상해버리다니.


 

 

서운하고 슬픈 감정은 두부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얼른 먹어치우든가, 

아니면 자주 끓여서 다른 재료들과 보글보글 이리저리 섞어서 맛있는 찌개를 유지해주지 않으면

금방 상해버려

주변에 맛있고 즐거운 감정 (된장찌개에서는 고기...?) 도 상해버리고

이내 마음 전체(이거슨 된장찌개...??) 가 다 상해버린다. 

 

두부야.

다음부턴 잊지않고 끓일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