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잘 모르겠는 요즘이다.

자학행위나 약물자해를 한 적은 있지만,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손목을 긋거나 하는 자해는 한 적이 없다.

아니, 없었다. 

 

주변에서 왜 그랬는지 물어보지만 달리 이유가 없어서, 이유를 답할 수가 없다. 

약과 술을 같이 먹으면 블랙아웃이 온다. 

행동 자체가 터무니없지는 않지만, 맨정신이라면 하지 않을 행동들을 해버린다. 

 

어느 날은 담뱃불을 손목에 지졌다. 왼쪽 손목에 담배빵 자국이 여럿 생겼다. 

그날은 절연한 친구에게 원망하는 문자를 보냈다... 그걸 알게 된 것은 여러날이 지난 후였다. 

 

피부과에 가서 담배빵 치료를 받는데, 흉터가 생길 거라고 했다. 

나의 과오가, 내 눈에 가장 잘 보이고 가장 자주 보이는 곳에 새겨졌다. 

흉터가 생길 거라고 하니 이제 누구에게도 숨길 수도 없을 것 같아 글을 쓰지만, 당시에는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들었다.

나 같아도 무서울 것 같다. 내 주변 사람이 불타는 담배개비를 제 손으로 맨살에 부벼대는 사람이라면. 

 

지금은 많이 아물었지만 아직도 딱쟁이가 다 떨어지지 않았다. 

얼룩덜룩한 팔목을 보면, 나 참 별 쓸데없는 짓을 다 한다-싶다.


 

그날은 그저 잠에 들려고 했는데, 

술도 안 먹었는데 어느새 내 몸은 홍대 클럽 거리에 나가 있었다.

블랙아웃이 오기 전 기억으로는, 9시부터 문을 연 클럽에 혼자 앉아서 데낄라 샷을 6잔을 내리 목구멍에 부었던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집에 오니 발목은 삐어서 퉁퉁 부어있어 절룩거리며 걸어다니게 되었고, 머리통과 팔목, 엉덩이 구석구석 멍과 혹이 생겼다.

말그대로 너덜너덜해진 몸으로 잘도 집에 돌아왔다. 

 

이번에도 누군가에게 되도 않는 메세지를 보냈고, 

누군가와 몸싸움을 했거나 혼자 넘어졌거나 그랬겠지.

 

참 

쓸데없는 짓을 다 한다.


 

요즘 왜 사람은 자신의 '생'과 '사'를 선택할 수 없는가를 생각한다.

'생'이야말로, 마지 주어진 것만으로도 너무나 고귀한 가치인 듯 평생 가스라이팅 당하고. 

'사'는 '생'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말로로 치부된다. 

 

그런데 난 '생'을 받은 것이 썩 내키지 않는다. 

이것도 내가 선택하지 못했는데, '사'는 내가 선택할 수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원망스럽다. 

 

'해충박멸'

해충도 생명인데 말이지. 나도 해로운 인간일 수도 있는데 말이지. 

나도 독하고 집요하게 박멸 당해도 되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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