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디 흔한 사람 사는 이야기/부유하는 생각
'미안하다'는 말 속에 숨은 비겁함
둥근 마음 지연
2025. 2. 6. 22:38
최근 참 미안한 일이 있었다.
미안하다는 게, 상대에게 잘못을 했기 때문도 있겠지만
그보다 나의 감정이 강하게 올라왔다.
'미안한' 감정.
그냥 간단히 '미안해'라는 말로는 전달되지 않을 만큼 아리게 깊은 미안함이었다.
그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할 때에도,
또 혼자 있을 때에도 자꾸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났다.
상대는 괜찮다고, 미안하다고 하지 말라고 했다.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 당신 잘못한 거 없다고. 이제 달라지면 된다고.
근데 나는 자꾸만 자꾸만 미안하다는 말을 입밖으로 뱉었다.
그러면서도 미안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내가,
사실은 미안한 감정을 토로해야만 했기 때문에,
나의 미안한 감정을 쏟아내지 않고는 내 스스로가 너무 괴로웠기 때문에,
그런 이기적인 마음으로 '미안해'라고 말하고 있음을 스스로 알고 있어서.
미안하다고 하지 말라는데도
자꾸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이유가,
네가 아니라 나라서.
그것이 또 미안했다.
미안하다는 말은 참 비겁하다.
그 말을 함으로써 마치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에게 용서를 구하는 한발 앞으로 나아간 사람으로
스스로 착각하도록 한다.
하지만 미안하다는 말도 결국
자기를 포장하는 말이기 마련이다.
미안하다는 말은
자신이 자신을 용납하기 위한 말일지도 모른다.